내달 2일~7일 경포호 일원 벚꽃잔치
시민 노래자랑·수제맥주 등
예술·전통·푸드체험 다채
LED조명 감성로드 조성
달빛 호수에 운치 더해
KTX 기차여행 상품 운영

▲ 강릉 경포호수 일대에서 활짝핀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 시민들. 본사 DB
▲ 강릉 경포호수 일대에서 활짝핀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 시민들. 본사 DB

강릉 경포대는 관동팔경 제1경으로 통한다.경포대 정자 위에서 경포호를 바라보노라면 조선의 거유(巨儒) 서거정이 ‘강릉산수갑천하(江陵山水甲天下)’라고 최고의 찬사를 바친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강릉의 자연풍광이 천하의 으뜸’ 이라는 뜻이니 이보다 더한 찬사가 어디 있을까.세인들의 칭송에다 강릉 사람들의 자부심을 담아 경포대에는 ‘第一江山(제일강산)’이라는 현판이 자랑 처럼 걸려있다.그 천하 제일의 명승에서 한바탕 꽃잔치가 펼쳐진다.새 봄을 대표하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때에 맞춰 해마다 판을 벌이는 ‘강릉 경포 벚꽃잔치’이다.

국도 7호선에서 경포호와 동해 바다까지 이어지는 3.9㎞ 경포 가도가 온통 벚꽃 터널이 되니 상춘의 흥을 즐기는데는 이만한 곳이 없다.특히 경포대와 경포호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강릉의 뿌리 깊은 역사문화를 웅변하듯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봄꽃 잔치의 운치를 절정으로 승화시킨다.그냥 두어도 뭇사람의 감탄사가 넘치는 곳에 봄의 화신(花信),벚꽃이 앞다퉈 피어나 “이제 봄이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리니 경포를 만나 나그네의 봄은 비로소 만개한다.

올해 경포 벚꽃잔치는 오는 4월 2일∼7일까지 엿새간 경포호와 경포대,경포 가시연 습지공원 일대에서 막을 올린다.올해 축제에서는 4월 6일 주말을 맞아 바우길 걷기(송양초교∼경포대),시민노래자랑과 불꽃놀이,강릉 꽃다방,벚꽃 플리마켓 등의 즐길거리가 축제의 흥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고,2일부터 7일까지 축제기간 중 각종 공연과 시화전,예술·전통·푸드체험 마당이 매일 동시다발적으로 판을 벌인다.

경포대와 경포 습지 광장을 중심으로 마련되는 체험마당에서는 벚꽃 AR·VR체험과 함께 전래놀이,수공예,공방,캘리그라피,수제맥주,한방패치,근현대 복장 등 남녀노소가 세대 구분없이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가 다채롭게 준비돼 꽃 구경의 재미를 더한다.

벚꽃 잔치의 열기는 밤에도 식지 않는다.오히려 어둠이 깊어지는 밤을 만나 잔치마당은 더욱 빛나는 황홀경을 연출한다.다섯개 달이 뜨는 곳으로 유명한 경포호반의 신비스러운 밤에 벚꽃 장식이 더해지니 그곳을 거니는 사람들의 사랑이나 우정 또한 더욱 그윽해지지 않을 수 없다.

▲ 경포호반 산책로를 따라 벚꽃이 만개하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 경포호반 산책로를 따라 벚꽃이 만개하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날씨 여건 때문에 어쩌다 벚꽃 잔치가 만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경포의 운치를 즐기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따뜻한 날씨 때문에 개화가 빨라져 꽃비가 흩뿌려진다면,그 또한 상춘객에게는 큰 행운이다.달빛 일렁거리는 호수에 꽃비가 내리는 희한한 풍경을 한번 상상해 보시라.그런 경포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연출하기 위해 벚꽃 가도에는 축제기간 중 달빛을 닮은 야간 조명이 불을 밝힌다.강릉시는 경포 벚꽃길 5개 구간 3.9㎞에 삼파장 램프로 불을 밝히고,경포대와 경호수가 만나는 지점 500m에는 LED조명을 이용한 ‘감성 벚꽃 로드’를 조성,감성적 문구와 이미지를 더한 그림자 조명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또 경포대 정자 인근에는 벚꽃 낭만 포토존을 설치,상춘객들의 특별한 추억 만들기를 돕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벚꽃 잔치를 맞아 강릉선 KTX 고속열차를 타고 수도권 관광객들도 강릉을 찾아온다.코레일 강원본부는 경포 벚꽃축제,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와 연계한 KTX기차여행 상품을 4월 한달간 운영하기로 했다.열차 여행객들은 강릉 도심의 월화거리와 우리나라 커피의 성지로 떠오른 강릉 안목 커피거리,삼척 중앙시장,장호항 등 지역의 대표 관광명소까지 연계 방문하고,경포 벚꽃축제 기간 외에는 딸기체험 등을 즐기게 된다.

경포의 봄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경포 벚꽃 가도 주변에는 오죽헌과 선교장,허균·허난설헌 생가터를 비롯 고색창연한 누·정이 즐비하고,경포해변과 오죽한옥마을,경포 아쿠아리움,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등의 볼거리·즐길거리가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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