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업무 볼 시간도 없는데” “아이 안전위해 잠깐인데”
도내 학부모 1만430여명 활동
349개 초교 중 66% 제도 폐지
통학안전 교통지도 학부모 찬반
도교육청 “지자체와 대책 마련”

#초등학생 엄마인 직장인 A씨는 최근 학교로부터 등교시간 교통지도 봉사를 권유받았다.결국 직장 때문에 주변 학부모에게 사례비를 주고 교통지도 단속 봉사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영동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B씨는 새학기 학부모들에게 교통지도에 나서줄 것을 부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다양한 이유로 거절,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이들의 통학 안전을 위해 학부모들이 직접나서 교통지도를 실시하는 녹색어머니회 봉사를 두고 학부모들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직장에 다니는 일부 학부모들은 자원 봉사의 개념이지만 교사들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참여,대체자를 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등 의도와는 다르게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활동으로 변색되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녹색어머니회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가 아침에 잠깐 시간을 내 교통지도를 하는 수준인데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율적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녹색어머니회가 운영되고 있는 초등학교는 전체 119개교로 1만430여명의 학부모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도내 전체 349개 초등학교 중 34%의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반면 도내 66%에 달하는 학교는 녹색어머니회 제도를 폐지했다.녹색어머니회 제도를 없앤 학교들은 학부모들의 저조한 참여율과 부담 등으로 점차 운영이 어려워지며 폐지를 결정했으며 지자체와 연계한 시니어 봉사단들이 아침 교통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내 영서지역에서 녹색어머니회장을 맡고 있는 한 학부모는 “시니어 봉사단의 경우 교통약자가 교통약자를 위해 지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길을 건너는 아이가 내 아이라 생각하고 임하는 학부모들 보다는 위기대응 능력과 주변 상황에 대한 인식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상반된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 등 유관기관들과 심도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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