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 부정비리추방시민연대 삼척지회장· 소설가

▲ 오연수 부정비리추방시민연대 삼척지회장· 소설가
▲ 오연수 부정비리추방시민연대 삼척지회장· 소설가
요즘 우리나라 언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블랙리스트(blacklist)다.서양에서의 유래는 잉글랜드국왕 찰스 2세(1630 ~1685)가 즉위할 때 아버지 찰스 1세를 죄인으로 몰아 사형을 선고한 정적들의 이름을 모아둔 것에서 유래되었다.우리나라 말로 의미를 풀이하면 ‘살생부(殺生簿)’라고 할 수 있다.즉 특별히 주의하고 감시할 필요가 있는 인물의 명단으로 주로 불법적인 행위와 관계된 것을 이른다.대체로 수사 기관 등에서 이런 사람들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하고 있다.말 그대로 살생부는 제거하거나 살릴 사람의 이름을 적어 놓은 명부라고 일컫는데 우리나라에서의 살생부에 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역사적 살생부는 15세기 계유정난(癸酉靖亂)을 일으킨 한명회의 살생부일 것이다.

당시 한명회는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는 데 걸림돌이 될 인물과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가려 죽일 자와 살려둘 자를 구분한 살생부를 작성해 수양대군에게 바쳤다.수양대군은 살생부에 따라 ‘김종서가 영의정 황보인 등과 모의해 안평대군(수양의동생)을 왕으로 추대하려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워 북방 육진을 개척해 대호(大虎)라는 별명으로 여진족에갠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김종서를 철퇴로 참살했다.이어 왕명을 빙자해 황보인,이조판서 조극관 등 살부(殺簿)에 포함된 대신들을 궁궐로 불러들인 후 차례로 제거했다.하지만 신숙주 등 생부(生簿)에 포함된 인사들은 목숨을 부지하고 세조의 최측근으로 승승장구했다.이런 블랙리스트이든 살생부이든 공식적일 수도,비공식적일 수도 있다.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런 블랙리스트가 정치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환경부에서 산하 공기업단체의 임원들 명단에 대한 소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비밀리에 감사를 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된 것 등이 있을 수 있다.요즘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우리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누가 보아도 다분히 정치적인 요소가 뚜렷하다.

지금 한류라는 우리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관여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검열이 없어진 후 한류는 부흥하고 널리 퍼진 것이다.이와 반대로 화이트리스트는 허용되거나 권한이 있는 식별된 실체들을 모아 놓은 목록이다.제발 검든 희든 이런 리스트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참담한 마음이다.21세기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당연히 선진국이라 여기고 있는 지금에 와서 이따위 블랙리스트나 살생부를 만드는 정치 형태는 없어져야하며 또 이런 것을 만든 사람은 당연히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미래를 밝게 열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참된 정치는 이렇게 변화된 모습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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