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경

저 편 숲속

깨앵깽 해금 현의 발길이 멈춘다

가만가만 귀를 기울인다

볕은 언 땅을 풀고 잠이 덜깬 꽃씨를 부른다

인적 드문 숲

빗살무늬 햇살은 꽃술에 입맞춤하고

엷은보랏빛 풀꽃 고개를 든다

개미의 단짝 친구 깽깽이풀꽃,

풀꽃 씨앗 단물에

달큰 취한 개미는

휘청 깨금 발로 깽깽 걷는다

작년 여름 내내 개미의 발품이

만들어낸 풀꽃 군락지

개미의 마실은 깽깽이풀 꽃밭 지도를 넓혔다

봄바람 친구와 신이 난 풀꽃

바람과 풀꽃의 오선지가

깨앵깽 해금 현에 맞춰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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