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주 강릉시의원

▲ 윤희주 강릉시의원
▲ 윤희주 강릉시의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봄을 즐기기에는 한반도의 대기질 여건이 영 마뜩잖다.불청객 ‘미세먼지’ 때문이다.언론에 연일 소개되는 수도권의 잿빛 사진은 보는 이를 더 숨막히게 한다.

허구한 날,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하다보니 수도권에서는 방진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이 됐다.남녀노소 가릴것없이 입과 코를 막고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 모습이 일상이 됐을 정도다.특파원이나 주재원들 말을 빌리면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중국에서는 방독면을 방불케하는 마스크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우리가 앞으로 감내해야할 미래상이 더욱 씁쓸하고 안타깝다.

‘재난’을 넘어 ‘재앙’ 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으며,정부와 전국 자치단체에서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마스크 지원,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공기 청정기 보급 등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줄지어 발표하고 있다.한반도가 숨쉴 곳을 찾기 어려운 역대 최고급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이런 와중에 미세먼지를 피해 강릉을 찾는 ‘피미 강릉’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수도권 은퇴자들 가운데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한반도의 미세먼지가 아직은 ‘서고동저(西高東低)’가 뚜렷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물론 강릉도 올해 처음으로 지난 3월 초에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그때 언론에는 ‘미세먼지∼청정 대관령도 삼켰다’는 제목이 나왔다.미세먼지의 심각성에 경악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만큼 강릉의 대기질이 청정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다.사실 영동지역은 지형적 여건에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동풍의 영향으로 인해 수도권 보다 최대 7배 이상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위기를 잘 관리하면 강릉에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먼지 발생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면서 미세먼지가 심한 때에는 공공기관 차량2부제를 시즌제로 시행하고,도시녹화에 힘을 기울이는 대책이 필요하다.SNS 등을 활용해 ‘미세먼지가 넘볼 수 없는 청정 강릉’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소나무 성지’로 불리는 강릉이 녹색도시 면모를 다져나간다면 인구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미세먼지는 지금 야외 스포츠·레저 활동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강릉이 체육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전지훈련팀 유치와 축구,야구,마라톤 등 야외스포츠 대회를 유치한다면 기회의 ‘블루오션’이 열릴 수도 있겠다.수년 전,제주도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중국인들이 2000여명이나 참가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교류·유동인구가 많아지는 것은 인구 증가와 함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여행자·은퇴자 유치 지원 플랜도 적극 가동해야 한다.‘피미 강릉’을 전국민이 강릉의 자연과 문화를 사는 ‘바이(Buy) 강릉’으로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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