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바람소리가

청회색 운무를 빗질하여

첫 길을 내어주고

굴곡진 마음 모난 몸을

섬돌에 벗어

도량석 목탁소리 깨워

눈 감고 귀를 맞췄다

귀가 버겁다

눈이 무겁다

입은 어쩌누

두 손 모아 엎드리고

또 엎드려

숨을 고르는 묵언

촛농에 굳은 눈물

돋을볕에 일어나는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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