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명동 세가구 전소
“연수원서 함께 거주 위안”

▲ 속초 동명동 문화예술회관 뒷편 언덕 위 주택 3채가 나란히 전소됐다.거주자들은 속초연수원에서 임시거처하고 있다.
▲ 속초 동명동 문화예술회관 뒷편 언덕 위 주택 3채가 나란히 전소됐다.거주자들은 속초연수원에서 임시거처하고 있다.

“오막살이라도 내 집이 그립습니다.”

산불로 속초 동명동 문화예술회관 뒤편 언덕위에 나란히 이웃해 있던 세 집이 잇따라 전소돼 LH공사 속초연수원에서 임시거처하고 있는 김만홍(80) 할아버지와 윤순례(77·여),최순희(75) 할머니는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숙소 시설이 잘 돼있어 먹고 자고 씻는 문제에는 불편이 없다”면서도 “최소 1년 이상은 이런 난민생활을 해야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또 “아직도 산불 대피당시의 악몽에 심장이 뛰고 몸이 떨려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했다.

윤 할머니는 “지체장애 2급 아들과 함께 집에 있던 중 긴급 대피연락을 받고 40계단 언덕길을 거동이 불편한 아들을 거의 끌다시피해 정신없이 내려왔다”며 “대피할 때는 경황이 없어 못 느꼈는데 지금은 양쪽 어깨가 너무 아파 식사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오래전부터 관절과 허리가 안 좋은 상태였는데 혼자 살다 보니 대피연락을 받고는 누구 부축도 없이 언덕길을 이를 악물고 내려왔다”며 “관절약과 혈압약도 못 갖고 올 정도로 다급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최 할머니는 “불길이 가까이 다가온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무서워 핸드폰만 들고 나왔다”며 “40년이나 살았던 집이 모두 불타는 걸 보고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았다”고 한숨을 쉬었다.이들 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졸지에 집을 잃었지만 40여 년간 이웃해 살았던 사람들끼리 떨어지지 않고 함께 지낼 수 있어 그나마 서로 위안이 되고있다”며 “연수원으로 거처를 옮겼을 때 일부러 객실 3개를 나란히 달라고 해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김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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