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66가구 중 11가구
주택복구 지원대상 제외

▲ 강릉 등 동해안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 가운데 세들어 사는 사람들에 대한 주거대책이 절실하다.9일 옥계면 도직리에서 만난 이복순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타버린 집을 살펴보며 눈물짓고 있다. 구정민
▲ 강릉 등 동해안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 가운데 세들어 사는 사람들에 대한 주거대책이 절실하다.9일 옥계면 도직리에서 만난 이복순씨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타버린 집을 살펴보며 눈물짓고 있다. 구정민

동해안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 가운데 남의 땅이나 남의 집에 살다가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남의 집에 세를 들어 사는 경우 주택복구 정부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이들에 대한 주거대책이 절실하다.

강릉 옥계면 번영회 등에 따르면 산불 이재민 66가구 가운데 11가구 정도가 남의 땅이나 집에 세들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천남리가 6가구로 가장 많고,도직리 3가구,남양1리 2가구 등이다.번영회 차원에서 마을을 직접 돌며 파악한 것 이어서 향후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딱한 처지 주민은 더 늘어 날 수 있다.이와 관련 옥계면 번영회는 지난 8일 박문근 회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딱한 처지 주민들의 주거 대책을 논의했다.

당장 문제는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이재민의 경우 정부의 주택복구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최대 1300만 원(전파)이 주택복구비로 지원되지만 세들어 사는 이재민들은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특히 정부 차원에서 임시 주거시설(컨테이너)를 지원해도 손바닥 만한 땅 조차 없는 사람들은 마땅히 갖다 놓을 곳도 없다.9일 옥계면 도직리에서 만난 이복순(62·여)씨는 10년전부터 보증금 없이 월 10만 원에 살고 있었으나,산불로 집이 하룻밤새 잿더미가 됐다.농사지을 땅조차 없어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남편(73)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물을 줍고,자신은 식당 일을 하며 근근히 생활하다 갑자기 닥친 시련에 발만 구르고 있다.

이 씨는 “집주인이 새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서 2~3개월 말미를 줄테니 집을 비우라고 해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수면제로 겨우 잠에 들어도 1~2시간이면 깨어나고 가슴만 답답하니 눈물만 흐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 씨는 “최소한 비바람은 피할 수 있도록 어디 남는 땅이라도 있으면 제발 소개해달라”고 호소했다. 구정민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