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무성한 하천 불씨 옮겨
시 “상황전반 조사, 예산 건의”

▲ 지난 4∼5일 산불로 옥계면 하천에 무성하게 자란 갈대 숲 등 잡목이 불탔다.
▲ 지난 4∼5일 산불로 옥계면 하천에 무성하게 자란 갈대 숲 등 잡목이 불탔다.

“방화선 역할을 해야 할 하천이 오히려 불을 옮기는 쏘시개 역할을 한 셈 입니다.준설 등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동해안 대형산불 발생 후 하천 준설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 4∼5일 밤 강릉시 옥계면 등지에 산불이 덮쳤을 당시 하천에 무성하게 자란 갈대 등의 잡목에 불이 붙어 거세게 타오르면서 주변으로 볼을 옮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이를 입증하라도 하듯 산불 이후 옥계면 주수천과 남양천 하천 바닥에는 새까맣게 불탄 갈대 숲이 널려 있다.이용기 전 시의장은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는 상황도 있지만,하천이 방화선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이번 산불 당시에는 주수천과 남양천에 무성하게 자란 갈대 숲이 불타면서 오히려 주변으로 불씨를 날려버리는 역할을 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준설을 실시한 하천이 방화벽이 되는 것은 옥계면 남양1리 양촌마을 일대를 살펴보면 더욱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뒷산에서 넘어온 산불로 직격탄을 받은 양촌마을은 14가구 중 11가구가 잿더미 피해를 입었지만,남양천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남촌마을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남양1리 정만화 이장은 “지난 3월 초에 이 일대 남양천 수백m를 준설하면서 갈대 숲을 모두 제거한 것이 방화벽이 돼 남촌마을을 구한 셈”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하천 관리 차원에서라도 준설을 해야 하지만,강릉시내 지방하천이 22곳,소하천이 130곳에 달하기 때문에 예산 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퇴적토가 많이 쌓인 곳 등을 중심으로 준설작업을 시행해왔다”며 “하천에 자란 갈대숲 등 잡목이 주변으로 불씨를 옮기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전반적 상황을 조사해 준설을 위한 예산대책 등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최동열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