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화마와 사투 주택 19채 지켜

“한달 전 마을 자체 경비로 설치한 소화전이 마을을 살렸습니다.”

지난 4~5일 동해안 산불이 속초 고성 일대를 휩쓸어 큰 피해를 남긴 가운데 마을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소화전을 이용해 불길을 잡아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번 산불 피해가 가장 컸던 고성 토성면 용촌리에 위치한 ‘홍와솔 마을’이 그곳이다.

모두 23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 역시 지난 4일 화마의 영향권에 있었다.산등성이 타고 급격히 번져가던 산불은 이날 오후 8시 마을로 옮겨붙기 시작했다.마을회장 강응도(60)씨는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마을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전파를 한 후 다시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미 불길을 주택 3채를 모두 태우고 있었다.

강 회장과 마을주민 10여명은 지난달 16일 마을 자체 경비로 마련한 소화전을 생각해내고 급히 소화전 호스를 이용해 불이 다른 가옥으로 번지지 않도록 진압에 나섰다.또 다른 주민들은 가가호호를 돌며 대피상황을 살폈고 반려동물들의 목줄을 풀었다.그렇게 화재를 진압하기 5시간 정도 후인 5일 오전 1시쯤 마을로 진입하려던 불길을 모두 잡았다.

이 불로 마을 주택 3채가 전소되고 1채가 반소됐으나 주민들의 사투로 나머지 19채의 주택은 피해가 전혀 없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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