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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칠덕(武有七德)

김상수 ssookim@kado.net 2019년 04월 15일 월요일

중국 초나라 장왕이 정나라 땅에서 진나라 군대를 크게 물리치자 신하들이 전승(戰勝)을 기념할 것을 건의했다.크든 작든 전쟁에는 전리품이 생기게 마련인데,이것을 알리는 것은 전쟁의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당시에는 적군의 시체를 높이 쌓아 제단을 만드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것을 ‘경관(京觀)’이라고 한다.전과(戰果)를 극적으로 포장함으로써 안으로 승전을 알리고 밖으로 무력을 시위하는 의미가 있었다.

이긴 쪽에서야 전승 행사지만 진 쪽에서는 이중삼중 수모를 당하는 것이다.전쟁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해도 인간의 야수성과 전쟁의 잔혹함을 여실히 보여준다.피아(彼我)를 구분 않고 부상자를 구호하고 포로를 대우하는 것이 또한 전장이라는 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그 잔인성 때문에 청나라 때에 이르러서 이런 풍습이 사라졌다고 전한다.반당(潘黨)이라는 신하가 장왕에게 후대에 무공(武功)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건의한 것이 바로 이 경관이다.

그러나 군주의 답은 예상과 달랐다.“대저 문자(文字)에 창(戈)을 쓰기를 멈춘다(止)는 뜻에서 무(武) 자가 만들어 진 것”이라며 오히려 훈계한 것이다.“무(武)라고 하는 것은 폭력을 억누르고(禁暴),무력을 거둬들이며(輯兵),큰 나라를 보전하고(保大),공훈을 세우고(定功),백성을 안정시키고(安民),만민을 화합하고(和衆),재물을 넉넉히 하는 것(豊財)”이라며 7가지를 덕목으로 꼽았다.자신에게는 이 무덕(武德) 중 하나도 없는데 어찌 자손에게 보이겠느냐며 선대 사당에 고하는 것으로 족할 따름이라고 했다.

싸움에 이기고도 힘자랑을 한 것이 아니라 그 힘을 안으로 거둬들이고 삼갔다.무력은 그 힘을 아직 행사하지 않을 때 가장 센 것이다.무비(武備)가 필요하지만 밖으로 행사하는 만큼 위력이 소진된다.막대한 국방비를 쓰는 것도 결국 전쟁억지력을 갖겠다는 것이다.강력한 군사력을 갖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것을 통제하는 힘이다.초나라가 춘추 5패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절제력과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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