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르고 목마른 삶에 소나기같은 시원함 선물
아동 일과 대부분 물 긷는데 소모
식수 접근성 향상 위생·건강 직결
부간고초 내 식수시설 설치 진행
기존 펌프 보완 1500여명 혜택

우간다는 사시사철 무더운 여름날씨를 갖고 있는 열대성 기후로 곳곳의 과일나무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계절은 크게 수개월씩 비가 내리는 우기와 건조한 건기로 나누어진다.우기에 내리는 비를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건기에는 물 한 방울 찾기가 어렵다.하지만 이런 건기에도 드물게 비가 내리기도 한다.이곳 사람들은 이때 내리는 비를 ‘반가운 손님’이라고 부른다.모니터링단이 우간다에 방문했던 2월은 낮 평균온도가 33도를 웃도는 건기의 마지막 시기였다.습하면서도 타는 듯한 더위가 지속되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져내렸다.주민들은 비소식에 행복해하며 모니터링단이 축복을 가져온 반가운 손님이라고 즐거워했다.비가 오지 않을 때도 이곳 사람들은 모니터링단을 진심으로 반겼다.좋은 소식을 갖고 온 손님을 환대하듯 제 몸만한 물을 나르던 아이들도 물통을 내려놓고 연신 손을 흔들었다.
▲ 말란가마을 주민들이 열악한 수원지에서 위험천만하게 물을 긷고 있다.
▲ 말란가마을 주민들이 열악한 수원지에서 위험천만하게 물을 긷고 있다.

우간다의 아이들이 물을 길으러 다니는 거리는 평균 2㎞.일과의 대부분을 물을 긷는데 시간을 쓴다.이곳의 정서와 문화상 물을 마련하는 일은 아이들이 맡고 있으며 대부분 여자 아이들이 담당하고 있다.주민들에 따르면 여자 아이들은 물을 나르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성인남성에게 강간을 당하고 오토바이에 치이는 등 교통사고도 잦다.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성 향상은 위생과 건강 뿐 아니라 아이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과도 직결돼 있다.서은교 한국 월드비전 국제사업본부 과장은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아이들의 건강상태와 학습능력 향상에 시너지 효과를 준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아이가 속한 가정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의 경제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이어 “월드비전은 왕복 30분 이내 거리에서 식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식수시설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부간고초등학교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이 나뭇가지로 식수펌프 모형을 만들어 지원 덕분에 마시고 사용할 물이 생겼다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부간고초등학교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이 나뭇가지로 식수펌프 모형을 만들어 지원 덕분에 마시고 사용할 물이 생겼다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말란가마을 주민들이 식수를 긷는 수원지를 방문해 식수환경을 살펴봤다.마을 주민들은 모니터링단을 한 나무 아래로 안내했다.“식수원으로 가는 것 아니었나?”라는 의문도 잠시,나무 아래 검뿌연 물이 주민들의 식수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나무 아래 깊은 웅덩이 속에는 흙탕물보다 뿌연 물들이 깊이를 알 수 없게 했다.주민들은 이곳에서 물을 뜨기 위해 굵은 나무들을 엇갈려 고정시켰고 물을 뜨기 위해서는 요리조리 나무틈을 비집고 내려가야 했다.물을 뜨기 위한 위험천만한 곡예는 이들에게 생존을 위한 일상이었다.

그리고 식수시설 지원을 통해 환경이 개선된 사례도 살펴봤다.부사비마을의 부사비초등학교는 과거 월드비전을 통해 식수시설과 교실을 지원받았다.이곳의 식수펌프는 마을에서 유일한 식수원으로 학생들 뿐 아니라 인근 마을주민이 함께 사용한다.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별도로 식수위생위원회가 꾸려져 식수펌프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다.식수펌프는 하루 두 번 개방되며 소정의 사용료가 있다.사용료는 향후 식수시설의 부품 등이 고장났을 때 교체비용으로 사용된다.또 식수펌프를 울타리로 감싸 동물의 침입을 막고 수로와 웅덩이 등에 배설물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되며 장애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오르막 경사로와 지지대가 설치됐다.하지만 이곳에 설치된 식수펌프는 과거에 설치된 1세대 모델로 펌프를 사용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가 아동이나 여성이 사용하기에 힘들고 손잡이가 금속이라 햇볕이 뜨거운 낮에는 손을 델 위험이 있었다.

모니터링단은 도민들의 힘으로 식수시설이 설치될 부간고초등학교를 방문했다.학생 700여명이 다니고 있는 이곳에는 이미 3년 전 식수시설이 설치돼 마을사람들이 모두 함께 사용했는데 학교와 먼 곳에 떨어진 주민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내 교회들이 나섰다.철원 신철원교회,삼척 참좋은교회,동해 명성교회와 월드비전 동해지회,동해시후원이사회가 힘을 모았다.마을주민들은 나뭇가지로 식수펌프를 만들어 물을 마시고 씻을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펼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 부사비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원받은 식수시설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부사비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원받은 식수시설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존 파하이예 마을위원장은 “예전에는 식수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학교 주변의 웅덩이를 야생동물들과 함께 사용했는데 재작년에 식수시설이 지원돼 깨끗한 식수를 마시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외쳤다.이곳에 설치될 식수시설은 저수탱크를 높은 곳에 설치해 마을 곳곳에 흘러내려오는 2세대 모델로 기존 식수펌프의 단점을 보완한 수도꼭지 형태의 식수시설이다.시설이 완비되면 마을의 약 1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간다/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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