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오늘도 옆집을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서로 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옆집은 조용합니다
우리 집도 조용합니다
옆집마당에는 하얀 목련이 피고
튤립도 피고 처음 보는 봄꽃도 피고 있습니다
안 보는 척 훔쳐봤습니다
빨랫줄도 반짝이며 펄럭이는 마당입니다
고개를 쓱 밀어 넣고 싶은 마당입니다
우리 집은 마당도 빨랫줄도 없는 집입니다
그래서 옆집사람이 인사를 안 한 것 같습니다
나도 내 마당이 없어서 인사를 안 한 것 같습니다
마당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래서 계절을 심어야겠습니다
봄볕 좋은 날
옆집을 발굴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