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고성 왕곡마을
전통가옥·초가집 군락 원형 유지
이달부터 한옥숙박·전통민속행사
왕곡 한과·떡메치기 체험 등 다채
쟁기·디딜방아 농경문화유산 간직

▲ 왕곡마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디딜방아 체험을 하고 있다.
▲ 왕곡마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디딜방아 체험을 하고 있다.

산,바다,호수가 속살을 부비며 한데 어우러져 새 생명을 잉태하는 계절.겨우내 불었던 동해바다의 매서운 바람을 뒤로 하고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으로 왔다.그러나 2019년의 봄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한 순간의 산불로 울창한 수목과 집들이 불타고 순식간에 이재민으로 변한 주민들은 마을 공동체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이를 극복해 내기 위한 힘겨운 몸짓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힘에 부친 것이 사실이다.고성을 비롯한 동해안 곳곳은 항상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이 시기 더 많이 찾아줘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옛 것 그대로 시간이 멈춘 곳,왕곡마을에서 하룻 밤 추억을 즐기고 전통민속을 체험해 보세요.’

고성 왕곡마을이 전통가옥과 민속놀이,먹거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객들을 맞는다.왕곡마을은 북방식 전통가옥과 초가집 군락이 원형을 유지한 채 잘 보존돼 있어 전통문화와 역사교육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충분하다.

▲ 왕곡마을을 찾은 어린이들이 절구에 곡식찧는 체험을 하고 있다.
▲ 왕곡마을을 찾은 어린이들이 절구에 곡식찧는 체험을 하고 있다.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5호 고성 왕곡마을이 이달부터 오는 10월말까지 전통한옥 숙박체험과 전통민속 상설체험행사를 운영한다.숙박체험은 마을 내 큰상나말집,큰백촌집,작은백촌집,성천집,진부집,석문집,한고개집,여섯째집 등 8개의 전통한옥에서 운영된다.사용료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다르지만 비수기의 경우 3만~5만원,성수기의 경우 6~1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전통한옥 숙박체험에서는 북방식 한옥에서 계절 별자리 관측과 자연환경을 배울수 있는 ‘왕곡마을 별자리캠프’,효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효자각 돌봄행사’ 등이 함께 진행된다.

전통민속 상설체험행사는 이달부터 오는 10월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왕곡마을과 송지호 일원에서 진행된다.총 4개 분야,12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짚풀공예,전통의상,지게지기 체험 등 ‘왕곡마을 문화체험’ 행사와 연날리기,활쏘기 등 ‘전통놀이체험’이 운영된다.또 민속악·민요배우기 등 ‘전통국악체험’과 계절별 ‘전통 먹거리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특히 왕곡마을 저잣거리에는 향토식당,왕곡한과,전통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으며,전통체험장에서는 떡메치기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다.

▲ 왕곡마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한과체험을 하고 있다.
▲ 왕곡마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한과체험을 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사회에서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반닫이,경대,다듬이,요강 등 민속생활용품의 쓰임새에 대해 배우고 쟁기,도리깨,키,디딜방아,전통방식의 정미소 등 농경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예약 신청은 왕곡마을 홈페이지 또는 왕곡마을보존회(631-2120)로 하면 된다.

왕곡마을은 19세기 조선시대의 민가와 북방식 전통가옥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돼 이색적인 경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지리적인 특성과 날씨의 영향으로 공간이 붙어있는 겹집 구조와 ㄱ자형 기와집,열 손실을 줄이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항아리 굴뚝 등 독특한 가옥구조는 찾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철새들이 몰려드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과거의 시간을 그대로 담은 건축물,농업 위주의 생활 등이 아직까지 잘 보존돼 있어 역사적,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 곳이다.전통가옥과 놀이문화,생활문화 등 우리 것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왕곡마을에서 옛 향취가 듬뿍 묻어나는 멋과 맛을 만끽해 보자. 남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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