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타에 흘러 나온 바흐의 커피사랑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독일의 네 번째 커피이야기다.음악가 중에 커피를 좋아했던 사람으로 슈만(R.A.Schumann)을 들 수 있다.그는 라이프치히(Leipzig)에 있는 카페바움의 단골이었고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작곡을 했다고 한다.시대는 다르지만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음악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바흐(J.S.Bach)도 커피애호가 중의 한 사람이다.그는 라이프치히에서 음악활동을 했고 그곳에는 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바흐박물관(Bach Museum)도 있다.그는 자신을 모닝커피가 없다면 마른 고깃덩어리와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었고,거기에서 마신 커피가 음악적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커피를 주제로 작곡한 오페라가 있다.그가 이 곡을 작곡하는 데는 평소 즐겨찾던 어느 카페 주인의 요청이 있었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그것은 그 만큼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한편으로는 커피 마시는 것을 반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전환시키고자 했던 것 같기도 하다.어쨌든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마시길 원했고,그들에게 작은 위안과 행복을 주는 음료였음에는 틀림이 없다.

바흐가 작곡한 일명 커피칸타타(Coffee Cantata BWV 211)로 알려져 있는 이곡의 원제목은 ‘Schweight stille,plaudert night(조용, 쉿),BWV 211’로 그 당시 독일의 커피문화에 대한 의식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초기 유럽의 커피문화가 여성들의 카페출입을 제한했던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이곡은 카페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이 저항하는 내용을 풍자적으로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와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딸의 기 싸움이 흥미롭게 전개된다.계속 커피를 마시면 바깥출입을 못하게 하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딸은 바깥출입은 안 해도 좋으니 커피는 마셔야겠다고 한다.그러면 아버지가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하자,딸은 시집은 안가도 좋으니 커피는 끊을 수 없다고 한다.아버지는 공개적으로 딸의 신랑감을 구하게 되고,이에 질세라 딸은 나와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은 내가 커피를 마셔도 좋다는 언약을 해야 할 것이라고 노래한다.그리고 딸이 남긴 유명한 대사가 커피 사에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 맛은 얼마나 달콤한가,와인보다도 더 달달하고,천 번의 키스보다도 더 사랑스럽다.그래서 “나는 커피를 마셔야 해”라고 하는 딸의 아리아(Aria)는 아주 인상적이다.이와 같은 시적인 표현을 듣고도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아담한 카페에서 연주되었을 바흐의 ‘커피칸타타’를 들으면서 이곡과 어울릴 커피를 떠올려 보았다.오늘은 이 아리아를 감상하면서 독일의 전통 카페인 콘디토라이(Conditorei,빵·커피 카페)에서 제공하는 케이크나 빵을 곁들인 커피 한잔하시길.

밴드주소: https://band.us/@coffeestorya 
김명섭 한림성심대 교수 

△(사)한국커피협회 부회장 겸 바리스타사관학교 교장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회장  
△한국중앙영어영문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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