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식·시인

안개비 맞으며 피어난 흰 꽃잎새

가시의 아픔을 향기로 토해내고

꽃향의 길을 쫓아

벌들이 찾아와 소리판 벌이고

나비는 흥에 취해 춤판을 벌였네



실바람 타고 꽃나비 내려 앉아

백설을 뿌려 놓은 눈길이 되었고

그 길을 걸으니

어릴 때 기억이 눈앞을 스쳐가며

반백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네



책보를 둘러메고 까치발 딛으며

꽃잎 따서 허기를 때우던 옛 시절

오월이 오면

못잊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겠지

코흘리개 동심의 못잊을 그 얼굴



몸은 달라도 꿈은 하나였던 그대

꿈에서라도 꼭 한번 만나고 싶다

철부지 내 친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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