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강풍에 절단된 전선
전신주 접촉으로 불꽃 발생”
한전 책임여부 놓고 공방 예상

고성산불은 강풍 등의 영향으로 절단된 가공전선이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전신주와 접촉되면서 불티가 발생,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감식결과가 나와 향후 한전의 책임여부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18일 고성산불의 발화 원인에 대한 감식결과를 발표했다.국과수는 “고성산불 화재원인은 토성면 소재 전신주와 인접한 발화지점에 설치된 특고압 가공전선이 바람에 의한 진동 등으로 파단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파단된 전선은 부하개폐기 리드선과 연결된 부위가 전신주와 접촉되면서 아크(불꽃)가 발생했고 낙하된 불꽃이 마른 낙엽이나 풀 등에 옮겨 붙어 불이 발화됐다고 덧붙였다.국과수는 불꽃이 발생한 매개역할을 한 가공전선의 파단 원인을 강풍 등의 영향으로 굽힘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절단된 것으로 봤다.

앞서 국과수는 속초·고성산불의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전신주와 개폐기 리드선,덮개 등을 수거해 정밀 감식을 벌여왔다.감식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경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강원경찰은 감식결과를 토대로 전신주 설치 및 관리상의 과실유무에 대해서 수사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설악권 4개 시·군 번영회와 고성지역 산불 피해 이재민들이 ‘한국전력의 무조건적인 보상’을 촉구하며 상경투쟁을 예고하는 등 피해보상을 둘러싼 반발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과수 감식결과와 경찰수사는 향후 책임소재와 피해보상,책임자 사법처리 등에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릉 산불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산중 ‘신당’이 화마의 씨앗이었는지 여부를 놓고 국과수 감식결과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인제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남전약수터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잡힌 가운데 경찰은 산 입구 CCTV와 대조해 발생 시간 전후로 출입한 인원을 확보하고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 박창현·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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