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전신주 불티 감식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 내놔야

지난 4일 속초·고성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대형 산불의 원인이 ‘전신주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라는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가 나와 한전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강원 경찰청은 내주부터 한전 관계자를 불러 전신주 설치단계부터 관리과정까지 과실 여부를 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이번 산불로 임야 1757ha,사유·공공시설 3398곳,주택 539가구가 불이 타 116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한전은 고성·속초 산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한전의 고압선 등으로 인해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2004년 3월 속초 산불도 고압선에서 발생한 불꽃이 원인이었습니다.한전은 부인했지만,경찰은 강풍에 의해 2500볼트짜리 고압선이 절단되면서 발생한 불꽃이 튀어 발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그날 발생한 강릉 사천 산불도 전봇대 전기선이 끊어지면서 불이 났고,2005년 4월 양양 산불도 강풍에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에 걸쳐 스파크가 나면서 대형 산불로 이어졌습니다.이럴 때마다 한전이 보여준 태도는 피해주민을 실망시켰습니다.이번에는 달라야 합니다.

설악권 4개 시군 번영회와 고성·속초지역 산불피해 이재민들은 “한전 사장은 즉각 피해지역에 내려와 석고대죄하고 보상을 약속하라”라며 “한전 사장이 내려오지 않으면 상경 집회 등 강력투쟁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또 “이재민 주택과 소상공인 영업 손실 등을 보상해야 한다”라며 정부에 책임자를 형사 고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고성·속초지역을 방문한 정치권도 추경에 산불 대책비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한전에 배상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한전은 먼저 피해주민에 사과부터 해야 합니다.한전은 경찰의 발표로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한전은 고압선과 전신주 등에 철저히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특히 산불 가능성이 많은 봄철에는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그런데도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꼽히는 전신주의 개폐기 유지보수 예산을 대폭 삭감해 산불 발생 가능성이 많아졌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했다면 담당자의 형사책임은 물론이고 엄청난 보상(배상)을 책임져야 합니다.한전은 고성·속초 산불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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