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폐지와 폐지 사이에는

헐렁한 게으름이 있어

서로를 끌어안을 수 있는

느슨해진 공간이 있지



분리수거함을 발로 누르다 쑥 하고

들어갈 수 있는 반응에

나의 남루를 들켜버렸네



바람이 통과하는 소리를 듣네

낡고 아픈 관절을

들어와 어서 들어오라고

서로의 어깨를 당겨 비껴 앉는 폐지들



허방을 밟던 비틀거림이 중심을 잡아보네

서로를 보듬는 몸짓 속으로

가벼운 방하 찰나의 순간

보듬어 끌어안는 일을 버리면서 배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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