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두 진앙 멀어 서로 무관하지만 지진 언제든 발생 가능”
역대 최대 경주·포항 지진 2016·2017년 발생…일부 전문가 “7.0 안팎도 가능”

불과 3일 만에 한반도 인근 동해에서 규모 4.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5분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19일 오전 11시 16분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는 규모 4.3의 지진이 일어났다.

둘 다 바다에서 일어난 지진이라 확인된 인명·재산 피해는 없다.

지각변동으로 바닷물이 진동해 육지를 덮치는 현상인 지진해일(쓰나미)은 주로 지진 규모가 6.0 이상이어야 발생한다.

다만, 규모 4.0 안팎의 지진도 육지에서 일어났으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지질학자 찰스 프란시스 리히터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규모 3.5∼5.4 지진에서는 창문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상청은 최근 연이어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이 앞으로 한반도 또는 그 주변 바다에서 일어날 더 큰 지진의 징조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남철 기상청 분석관은 “두 진앙 사이 거리가 116㎞에 달해 서로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진은 언제든 부지불식 간에 발생할 수 있다. 우연히 3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해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했다고 이를 강원도나 경상도 지진 가능성과 연관시키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지나친 불안감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경계에 있어 땅이 매일 조금씩 움직여 에너지가 급속히 축적된다. 이런 에너지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발생하는 것이 크고 작은 지진이다.

반면, 유라시아판 안쪽에 있는 한반도는 쌓이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일본 열도보다 지진의 발생 빈도가 낮고 크기가 작다.

하지만 기상청이 지진을 관찰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이 최근인 2016년 9월 경북 경주(5.8), 2017년 11월 경북 포항(5.4)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등 일부 전문가는 한반도에서 대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 교수는 “한반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 지진이 발생하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통계상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한반도에서 규모 7.0 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동해나 그 인근 지역에서 이런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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