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양구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이도형 양구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이도형 양구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지난 4일 발생한 고성,속초지역 산불로 인한 피해는 가히 지역적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천문학적 재산피해와 소중한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국민들의 애타는 마음은 동일했을 것이다.개인적으로 재난이 발생하기 서너 시간 전 미시령을 통과했었기에 대형산불 발생 소식에 더더욱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국어사전은 재난(災難)을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라 설명한다.산불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이후부터 황망하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을 생각하노라면 아리면서도 불편해져오기 시작했다.

지난 4월7일 교회 주보를 통해 재난이라는 강도를 만난 이웃들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이웃사랑헌금을 다음주에 실시하겠노라며,동참하실 분들은 주보에 삽입된 봉투에 마음을 담아 주시길 교우들께 부탁을 드렸다.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전형적인 작은 농촌교회다.외형적으로는 작지만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뜻하지 않는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을 위해 이웃사랑헌금을 해 왔었다.이번이 7번째로 실시하는 특별이웃사랑헌금을 제안하는 목회자의 요청에 교회 교우들은 힘껏 응답해 주셨음을 14일 예배를 마친 후 헌금을 정산하면서 절감했다.출석교인의 70% 가량이 헌금봉투속에 고통받는 이재민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을 담아 주셨다.

적게는 7000원부터 많게는 10만원에 이르기까지,봉투를 개봉하면서 각자의 형편껏 헌금에 동참해주신 마음 마음들이 전해져옴을 느끼며 손끝에서부터 온기가 전달됐다.총 23분의 봉투 가운데 제 마음을 후볐던 특별한 봉투가 있었다.그것은 1000원짜리 지폐 7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개봉하며 지폐를 봉투에 담았던 그분의 마음이 어떠했을지가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고통받는 이웃들의 아픔이 속히 회복되길 바라는 교우들의 마음들을 결산해 보니 총 86만7000원이었다.생각의 차이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제게는 참여한 교우 한분 한분들이 최선을 다한 헌금임을 알 수가 있었다.모아진 헌금은 재해구호협회에 15일 교회이름으로 전액 송금했다.

일면식은 없지만 부지불식간에 터전을 잃어버린 이웃들의 아픔을 나누자는 목사의 제안에,기쁨으로 동참해 준 우리교우들의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교우의 봉투 겉면에 적힌 기도문이다.“주님! 이 작은 헌금이 이재민들에게 주님의 크신 힘과 위로되게 하소서” 동일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힘껏 이웃사랑헌금에 참여해 준 교우들을 보면서 참 든든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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