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건축물 안전할까?
주거용 건물만 3751동 추정
포항지진 당시 기둥 휘고 부서져
도 “예산상 점검·조사 어려워”

▲ 춘천의 한 주택가에 필로티 구조의 원룸이 들어서 있다.
▲ 춘천의 한 주택가에 필로티 구조의 원룸이 들어서 있다.

지난 19일 동해 지진에 이어 지난 22일 울진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등 동해안에서 지진이 잇따르면서 지진에 취약한 공법인 필로티 건축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필로티 건축물이란 지상1층을 벽면 없이 기둥만으로 떠받친 건물로 2000년대 이후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원룸 등 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대거 지어졌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내에 이같은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은 모두 5353동으로,이중 주거용 건물이 3751동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주거용 중 가장많은 2050동이 원룸 등 다가구,다세대 주택이고 단독주택이 1064동,아파트 540동,연립주택 84동으로 파악됐다.

필로티 건축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진 등 외부 충격 시 다른 구조의 건물보다 붕괴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지난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지진 여파로 필로티 건물의 기둥이 휘어지거나 부서지는 등 취약한 모습이 확인됐다.강릉의 한 필로티형 원룸에 거주하는 박모(27)씨는 “주차 공간이 확보돼 원룸으로 이사했다”며 “얇은 기둥이 외부충격에 약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최근 동해안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로티 건축물이 지진에 취약한 구조임에도 강원도는 이같은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강원도내 필로티 구조 건물 수 5353동은 국토교통부가 국정감사 자료를 위해 건축관리허가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것이다.건축물 현황 파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지진이 잇달아도 안전점검 계획조차 수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 건축물을 파악하려면 건축 도면을 모두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해당 구조 건축물 만을 위한 전수조사나 안전점검은 예산이나 인력지원 등의 문제로 어렵다”고 말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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