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군 작전·안전 및 환경문제 선결 관건

지난 27일 ‘고성 DMZ 평화의 길’이 민간에 개방됐습니다.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6년만의 일이라고 합니다.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첨예한 군사 대치의 현장으로 긴장이 감돌던 곳으로 관광객이 출입하게 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정세가 많이 변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그동안 분단의 상징이자 그 첨단에 서 있는 강원도가 또 한 번 통일의 지평을 한걸음 더 넓히는 역사의 무대로 떠오르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이날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해안철책을 거쳐,통문~금강산전망대~통일전망대를 돌아오는 5.2㎞와 차량으로 금강산전망대를 왕복하는 7.2㎞의 두 개 코스가 첫 관광객을 맞았습니다.오랜 금단(禁斷)의 땅이 활짝 열린 것입니다.최근 잘 나가던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 모두 교착국면을 보이고 있는 시기여서 의미가 각별합니다.이날은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나 화해와 교류의 물꼬를 튼 역사적인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 북한이 참가 없이 반쪽행사로 치러졌다고 합니다.바로 이런 상황에서 열린 고성 DMZ 평화의 길이 특별하게 다가 오는 것입니다.어떠한 상황에서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당위와 열망을 멈출 수 없다는 것입니다.그동안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군사적 긴장 완화조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강원도로서는 98년 동해항에서 북한의 장전항을 잇는 금강산관광을 시작하면서 교류시대의 서막을 연데 이어 또 한 번 통일을 향한 진일보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합니다.마음만 앞세우다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여전히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언제든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2008년7월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그 여파가 오늘에 이릅니다.안전에 또 다시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에 악재가 될 것입니다.군사 작전에 미칠 영향이나 개방에 따른 환경 문제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이번 DMZ 개방이 평화의 초석이 되려면 그만큼 신중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