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운우

휴대폰과 텔레비젼을 켜고 잠든 날

햇살이 암막 커튼을 가로질러 기찻길을 냈다



불안한 잠이 멈추자

7평 임대 아파트 끄트머리 상추 싹이 보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작년에 심은 것인데

죽지 않고 올 봄을 기약한 것 같다



삶의 바닥이다 싶을 때,

섣불리 솟구치지 않고 겨울을 견딘

뿌리

그 힘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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