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준

갑년에 이르도록

내가 키운 미망들이

어찌나 크고 많았던지

일주문에 들어서면서도

욕심 하나 덜어내지 못했고

해탈문을 지나면서도

어리석음 하나 내려놓지 못했다

엊그제 봉정사에 갔다가

부처님 상호相好는 뵙지 못하고

천등산 단풍만 보았다

봉황은 보지 못하고

만세루 처마 끝에 앉아 울던

노랑딱새만 보았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