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한 강원대 동물자원 과학과 교수


봄철이 되면 동물들의 활동은 많아지고,더 좋은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가 로드킬을 당하거나,영역을 획정하는 과정에서 투쟁도 발생되며,상대적으로 인간의 거주지로 내몰려 상해를 입고 구조를 요하는 야생동물도 급증하게 된다.최근 국회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동물국회’라 표현되는 것에 대해 동물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볼까? 잠시 생각해 본다.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잘하면 사람 일이고,못하면 동물 탓인가?

사회인류학적 연구들은 동물의 사회성을 구명해가면서 인간사회에서 고려해야할 만한 사실들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개미들의 집단행동이 얼마나 조직적인가에 관해서 먹이가 있는 곳을 동료들에게 특유의 냄새(페로몬)를 통해 자취를 남겨서 정보를 전달하는 모습과 꿀벌들의 경우는 춤을 통해 태양을 기준으로 먹이 있는 곳을 동료에게 전달해주며 분업과 협업을 잘 이루는 사회성을 갖춘 것으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한편,미 의회의 필독도서가 된 적이 있는 제인구달의 침팬지연구보고에 관한 서적에서는,경쟁상대를 견제하기 위해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다른 침팬지와 동맹을 맺어 공동대응함으로써,견제상대를 제거하기도 하며 그동안 동맹을 맺어왔던 상대를 배신하고,다른 침팬지와 연합하기도 하는 사회성이 드러났다.또한,지지하는 수컷의 움직임에 동조하며 지지의사를 표현하고,리더가 교체되면 그 리더를 쫓아 휩쓸려 다니는 암컷들의 모습에서 인간들의 정치현실과 너무도 흡사한 장면으로 꼽히기도 한다.이러한 모습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교훈을 찾아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취지였지만,유사한 형태가 빈번히 재연되는 과정에서 별반 다를 바 없음에 동물만을 비하할 처지도 아닌 것 같다.

동물의 세계에서 소개되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통해 인간이 깨달을 것은 불평등관계의 존재나 심화를 막기위해,비합법적인 수단과 불합리한 방법을 어느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집단사회의 이해상 충돌을 조절하고 통제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며 질서유지에 활용돼야 할 것이다.

최근,야생동물들도 먹이를 얻기 위해 연합전술을 활용한 집단사냥을 함으로써,더 많은 먹이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며,이러한 유전자형들은 환경과 연관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야생조류들도 먹이를 구하는데 나뭇가지 등의 도구를 활용하는 통찰력을 지닌 모습에서,그동안 우둔한 사람에 대한 놀림조인 ‘새대가리’ 이미지를 벗어내고 있다.이렇듯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은 과거의 답습만이 아닌,인간의 자존감과 우월성을 지키기 위해서 동물사회가 주는 교훈을 통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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