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명임 전 강원여성지원센터 이사장 추모시

고 백명임 회장 영전에 바칩니다-이영춘 시인

친구여!

무엇이 그리 갈 길이 바빠서 이렇게 우리들에게 한을 남기고

황망히 떠나십니까

뒤에 남은 우리들,지금 당신의 영정 앞에 모여 흐느껴 웁니다

당신과 사랑의 정을 나누며 지냈던 우리들은 한 쪽 팔을 잃은 듯,

부모 형제를 잃은 듯,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통곡으로 통곡으로 대답도 없는 당신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친구여!당신의 마지막 음성,그 음성 기억하십니까

“이번엔 아무래도 못 살 것 같애!못 살아 날 것 같애” 힘없이 내뱉던 그 말,

우리들 가슴에 천 근 쇠못이 박힌 듯 아프기만 합니다.그 말이 마지막

당선의 음성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진정 당신이 이렇게 황급히 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어찌 이렇게 아픈 말만 남기고 가실 수 있습니까

친구여!친구여!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하시던 당신의 쌍둥이 손자들을 두고

어찌 눈을 감으셨습니까 그 손자들 초등학교 입학하늘 걸 보고 가겠다고

고개 끄덕이던 그 순간!그 눈물 어리시던 순간,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습니까

친구여!평소 당신이 아끼고 사랑하던 이웃들,여기 이렇게 당신 영정 앞에 모여

말없는 사진만 쳐다보며 흐느껴 웁니다

만 80세도 안 된 나이에 이렇게 우리들 곁을 떠나시려고 그동안 그토록 많은 일과

덕을 쌓으셨습니까

한 점 사리사욕도 없이 남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뛰던 그 마음과 정성,

눈에 그린 듯 선합니다

친구여!당신이 베풀고 이룩한 그 푸른 발자국들!곳곳에서 당신의 혼으로

빛나고 있습니다.당신의 업적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힘들 때도 많았던 것을 압니다

그래도 당신은 늘 사랑과 관용으로 감싸 안는 그 정신은 귀감이 되고도 남았습니다

한 점 사리사욕도 없이 오로지 희생정신으로 남을 위하여 봉사하고 헌신하시던 그 모습,

그 청렴한 모습은 가히 범인(凡人)을 초월하는 성정이었습니다

이제,청청 대나무 같이 당신의 고귀한 그 지성과 품격으로

그 이름 값지게 남기고 떠나시는 길,부디 그 길 위에 영광의 빛 내리소서

이승보다 더 아름다운 나라에 임하소서

당신 등 뒤에 남아 있는 우리들은 고이고이

가녀린 마음 모아,깃털 같은 마음 모아

당신 가시는 길에 뿌려드리옵니다.

당신 가시는 상여 앞에 엎드려 통곡의 눈물로 올립니다.

부디 잘 가시옵소서.당신이 꿈꾸던 그 나라에 이르러

부디 평안하게 영면하옵소서

이 땅에 홀로 남은 당신의 친구가 당신 가시는 길에 삼가 이 글을 올립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