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여야 대치·북한 도발 재개, 정세 다시 기로

최근 한반도 정세가 안팎으로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크게 꼬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모드로 전환됐던 한반도 정세가 또 한 번 최대의 기로에 선 것입니다.지난 1년여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렸고 북미회담도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 개최됐습니다.남북 북미관계 모두 지난 반세기 동안의 단절과 대치의 국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입니다.당장의 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대결을 중단하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베트남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정체국면에 접어들었고,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싹터왔습니다.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이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입니다.지난 4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쏘면서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지난해 이후 일체의 무력도발을 중단했던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분명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입니다.

국제사회의 전 방위 제재로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합니다.그동안 제재 완화를 기대해 온 북한이 기조를 바꾼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더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바라는 미국과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이 충돌한 결과라는 것입니다.북한이 비교적 저 강도의 도발을 하고,미국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이런 변수가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당사자라는 점을 망각해선 안 됩니다.한반도 정세의 불투명성이 높아진 만큼 주도적 위험관리가 필요합니다.안보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와 군 당국이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대화도 평화도 강력한 안보의 바탕위에서 가능합니다.이런 때 국론이 분열돼서는 곤란합니다.선거제도와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습니다.한반도 평화에 이론이 있을 수 없고 안보에는 여야가 다를 수 없습니다.지혜를 짜고 역량을 모아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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