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빈

감금증후군에 갇혀 산 지 오래다

그는 한 쪽 눈의 깜박거림으로 나를 좌지우지 한다

빚 청산을 위해 들어온 높은터에서 빚을 내 놓으라 소리 높여 땅땅거린다

이별을 예감하듯 날마다 늘어나는 빚을 치부장에 기입하며 빚 독촉을 한다

나는 점점 무거워져 가는 내 어깨의 날개를 접고 애벌레처럼 잠을 자면서

그에게서 벗어나 자유로운 몸짓으로 날아오르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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