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미국 또는 유럽 청소년의 연구에서도 폭식과 비만,우울,인터넷 게임의 사용 과다 등의 연결성을 보고하는 많은 연구가 있었다.성인에 비해 청소년의 공존성은 더욱 뚜렷하다.심리적·정신과적 질환은 특징적으로 한가지 단독의 문제 만이 아니라 다른 행동특성,정신적 증상과 이로 인한 결과로서 대인관계,사회적 기능의 저하를 나타낸다.특히 중독의 문제는 공존가능성이 다른 문제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근 강원도 춘천지역에서 조사된 성인의 중독 공존실태 연구결과가 이러한 공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조사결과,알코올 중독은 니코틴 중독이 있을 때 5배,도박중독이 있을 때 3배 증가했다.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이 있는 경우 알코올 중독은 2.3배 증가했다.
또한 이러한 각각의 중독 중 두개의 중독장애가 공존하는 경우는 약 20%,세 개의 중독은 10%,네 개의 중독은 4%,다섯 개의 중독은 0.7%로서 두개 이상의 공존 중독성을 보이는 비율이 34%이었다.공존성의 심각성은 처음 시작이 어떤 것이든 점차 다른 영역,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점이다.특히 청소년에서 여러 문제들이 공존돼 있을 경우 예후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청소년 시기에 성취해야 할 자아정체감의 형성,자신의 꿈이나 직업,미래를 구체화할 인지능력의 발달이 정체되거나 미루어지게 되는 것은 이후의 삶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과거 인터넷 게임의 과도한 사용으로 상담을 받았던 학생들이 현재 성인이 돼서 다른 중독의 문제로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것은 이를 방증하는 분명한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교 폭력,우울,자해 등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인터넷 게임의 과도한 사용과 그러한 게임 활동이 문제가 됨에도 조절하지 못하고 게임만 하는 많은 청소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러한 여러 문제들이 계속해서 공존하면서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때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이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두가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각각의 문제에 대한 적절한 맞춤형 치료개입이 우선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며 초기 효과적인 개입이 필요하다.특히 청소년시기에는 다른 문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에 이를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게임의 과도한 이용과 학교 폭력,자해,우울의 문제를 개인적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되며 학교와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를 조기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그것만이 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과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약력]△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림대 의과대학 임상부학장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