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자, 북한이 14일 “날강도적인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북미 간 대화 재개에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뒤 마땅히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왔는데 대치 전선이 ‘선박 압류’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일단은 북한이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여 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가려는 기 싸움의 차원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지만, 입장 표명의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심상찮은 측면이 있어 여파가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박 억류를 문제 삼았다. 이는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내놓은 대미 비난의 형식으로는 가장 높은 수위다.

미국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 사안을 둘러싼 북미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까 우려된다.미 법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를 위해 이 선박에 대한 압류조치를 취했다.미 사법당국은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개보수와 장비 구매, 서비스 비용 등이 미국 금융기관 계좌를 통해 송금된 점을 들어 직접 법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미 사법절차에 들어간 이상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크지 않다.

무엇보다 미국도 어느 정도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이번 조치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커 북한의 압박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작년에도 알았는데 하노이 때까지는 참다가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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