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오현스님 입적 1주기
신흥사 내일 추모 다례재 봉행
문학계 지인 추억모아 책 출간
오늘 인제 만해마을 추모세미나

▲ 설악당 무산 오현 스님의 생전 모습.
▲ 설악당 무산 오현 스님의 생전 모습.

겸손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며 이시대의 큰 스승으로 추앙받았던 설악당 무산 오현 스님의 입적 1주기를 앞두고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 설악산 신흥사(주지 우송 법검스님)는 16일 오전 10시 경내에서 오현 스님의 추모 다례재를 봉행한다.인제 백담사와 인제 만해마을 주민들도 별도 추모식 대신 신흥사에서 열리는 추모법회에 함께한다.다만 추모행사와 별개로 인제에 공적비와 기념관 건립 등 다채로운 공적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학계에서도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하며 각별한 시조 사랑을 보였던 오현 스님을 기리는 책 ‘설악무산,그 기억과 흔적’을 최근 출간했다.이 책에는 스님을 ‘시대의 큰 스승’으로 기억하는 48편의 글이 실렸다.스님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는 정래옥 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이장은 물론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주호영 국회의원 등 정계인물,학자와 시인,금곡 양양 낙산사 주지스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생전 스님의 모습과 추억담들을 진솔하게 꺼내놨다.

▲ ‘설악무산 그 흔적과 기억’표지.
▲ ‘설악무산 그 흔적과 기억’표지.

종교와 이념을 뛰어넘어 각계각층과 소통하던 스님답게 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스님의 얼굴은 각양각색이었다.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당래의 지친이요,의지처이신 스님”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낙승이라 했지만 무애도인이었고,한 마리 벌레라 했지만 우주를 품은 허수아비였고,성자보다 나은 하루살이였다”고 평하기도 했다.이 책을 엮은이는 한때 절집에서 무산 스님과 사형 사제의 인연을 맺은 적이 있던 김병무(삼척출신·만해사상실천선양회 감사)·홍사성(강릉출신·불교평론 주간) 시인이다.계간지 ‘불교평론’은 책 출간을 기념해 15일 저녁 인제 만해마을에서 추모세미나를 개최한다.

한편 오현 스님은 지난해 5월 26일 주석처였던 속초 신흥사에서 세납87세,법납 62세로 원적에 들었다.현대 한국불교가 배출한 큰 스승 가운데 한 분으로 조계종 선승들의 추대로 설악산 조실에 오른 불교계의 큰 봉우리였다.특히 말년에는 작은 독방에서 하루 한 끼 식사와 메모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무문관’ 수행을 이어가며 프란치스코 교황,스티브 잡스 등을 화두로 한 파격적인 법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호석 kimhs86@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