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최근 고조하는 미국과 이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재 역할에 나섰다고 카타르 왕실 소유 알자지라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정부 내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수일 전 이란을 찾았으며 방문 목적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의논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셰이크 무함마드 장관이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다”라며 “미국도 사전에 그의 이란 방문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셰이크 무함마드 장관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4일 미국을 방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중동 현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항공기 추적 사이트들은 카타르 왕실 전용기를 운용하는 카타르 아미리 항공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11일 오후 7시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 착륙했다가 3시간 30분 뒤 도하로 돌아갔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가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카타르 고위 인사가 미국의 제안을 전달하려고 이란을 전격 방문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카타르는 현재 중동 국가 가운데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외교적 행보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류 아랍국가는 이란과 관계가 경색돼 중재 역할을 사실상 할 수 없는 반면 카타르는 이란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이들 사우디, UAE 등이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하자 이란과 카타르는 더욱 돈독해졌다. 미국도 카타르와 주류 아랍국가 간 외교 단절을 우려하면서도 사우디 측을 일방적으로 편들지 않는다.

카타르는 이란과 사이가 원만하면서도 동시에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의 공군기지(알우데이드)가 있으며 미군은 이란을 압박하려고 10일 B-52 폭격기를 이 기지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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