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순

오늘의 일기장에

비 혹은 흐림이라고 쓰고

하루가 강물이라면

얼마나 흘렀을까?

하늘이라면 얼마나 넓을까?

생각의 틈 속에서

별빛 같은 꿈을 접으며

더러는 쓸쓸히 추락하면서

지지 못하는 낮달처럼

아직도 나를 기억해달라고

안부를 물어오는 하루,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기억 속 실뿌리 같은 꿈들

정박해 있는 밤바다로 가서

외딴섬을 바다로 밀어넣으며

지독한 숨바꼭질을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