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시민발포 거부 안병하 치안감
올해 5·18행사 유족 초청 못받아
“남편 명예회복 이루나 싶었는데…”

▲ 고 안병하 치안감의 부인 전임순씨.
▲ 고 안병하 치안감의 부인 전임순씨.

“5·18민주화 경찰영웅이라고요? 기념식에도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한 발포명령과 시위대 강경 진압을 거부한 경찰영웅 고 안병하 치안감(양양출신)의 유가족이 올해 5·18 관련 공식행사에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또한번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전남경찰청은 17일 안병하 치안감의 위민정신을 기리는 ‘안병하 기념공원’ 현판식을 갖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맞서 경찰의 명예를 지킨 영웅을 기리기 위해 추모식도 가졌다.이 같은 경찰의 추모분위기와 달리 안병하 치안감의 유가족들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광주 소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공식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할 상황이다.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가 5·18민주유공자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초청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접한 안 치안감의 부인 전임순(86)씨는 “남편이 사망한 지 38년 만인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국가보훈처에서 5·18관련 행사 초청을 했는데 올해는 무슨 이유인지 또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며 “남편의 명예회복이 어느정도 이뤄지는 듯 싶었는데 여전히 버림받은 느낌이 들어 서글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안 치안감의 셋째 아들 안호재(60)씨도 “경찰에서는 아버지 이름을 딴 공원까지 조성하는 상황인데 광주시와 국가보훈처에서는 우리 가족들을 초청도 하지 않고 있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숨은 영웅 고 안병하 치안감은 1980년 5월26일 전남경찰국장으로 재직 중,‘시민들을 향한 발포도 불사하고 전남도청을 진압하라’는 계엄사령부 지시에 “시민에게 절대로 발포를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는 이유로 서울 보안사로 끌려가 8일간 혹독한 고문을 받고 6월2일 강제 사직을 당했다.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 중 1988년 10월10일 순직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고 안병하 치안감의 경우 현재 5·18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유공자에 속하지 않아 초청장이 발송되지 않았다”며 “지난해의 경우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아 초청장이 발송됐으나 올해는 추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재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