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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성 교수의 세계농업문명 답사] 2. 맹그러브 숲과 벵골호랑이의 미래

산림파괴·밀렵에 숲의 제왕 700마리 남아, 금세기 사라질 위기
세계최대 맹그러브 숲 복원목표
강원대 EPLC 조사팀과 동행
전 세계 호랑이 70% 서식지
사이클론 등 자연재해 무방비

데스크 2019년 05월 18일 토요일
▲ 순다르반의 맹그러브 숲과 강을 건너는 주민
▲ 순다르반의 맹그러브 숲과 강을 건너는 주민

꼭 1년 전인 5월,히말라야의 티베트를 발원지로 하는 위대한 문명을 낳은 갠디스와 브라마푸트라 강이 만나 인도양 벵골만으로 흘러들며 형성된 방글라데시의 갠디스델타로 향했다.이 델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양국에 걸쳐 거대하게 펼쳐진 삼각주로 남한면적과 비슷하고 40%는 인도에 나머지 60%는 방글라데시에 속한다.

이미 앞서 몇 차례 인도의 내륙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갠디스강 하구의 순다르반 그리고 방글라데시 방문을 통해 이 지역은 위대하나 절대적으로 빈곤한 곳임을 가는 곳마다 절절히 피부에 와 닿았다.다만,이번 여행은 지난 여러 번의 나 홀로 배낭여행과는 달리 수백 개의 수로로 둘러싸인 방글라데시 쪽 갠디스강 하구의 섬집단으로 아름다운 숲이란 뜻인 순다르반이라 불리는 세계최대의 맹그러브 숲 복원과 농촌 빈곤퇴치를 위한 강원대 생태평화리더십센타(EPLC) 조사팀과 동행한 점이었다.

다카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갔다.우리는 마치 빽빽하게 빈틈없이 늘어선 인간나무 숲 속 사이에 끼어든 듯한 몸부림을 느끼고 있었다.면적은 남한의 1.4배지만 인구는 우리의 3배가 넘는 1억7000만 명으로 인구밀도는 세계 제일로 1㎢당 약 1200명이다.어딜 가나 사람이 넘친다.우리는 NGO 파트너 카림과 함께 거리에 넘치는 릭샤와 낡은 차들로 인한 소음과 매연 그리고 거리의 소상인 빈자들과 범벅돼 어지럽고 혼잡한 다카시내를 벗어났다.델타평원을 세로 질러 벵골호랑이가 서식하는 순다르반 맹그러브 숲섬으로 남하했다.

그런데 이 델타에 매년 6~10월에 인도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인 강력한 사이클론이 국토면적의 약 8할이 해발 10m 내외이고 수천 만명이 모여사는 해발 3m 정도의 낮은 해안가를 덮친다.몇 해 전 이러한 지진과 해일 그리고 홍수로 다 부서진 집터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의 주민을 직접 만나 위로하며 참상을 지켜 본 나였다.
▲ 갠디스델타 농민의 타작 광경
▲ 갠디스델타 농민의 타작 광경

이처럼 잦은 자연재해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유는 다른 지역의 삼각주와 마찬가지로 비옥한 충적토로 집약적인 농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일시에 수백만 명이 대피할 수 있는 피난처(shelter)와 한꺼번에 몰려오는 폭우를 담아 물의 흐름을 완화시켜 피해를 줄이는 크고 작은 수 십 만개의 연못을 곳곳에 마련한 지혜도 보았다.조선조말 외국여행자들이 다양한 모자를 쓴 우리를 모자의 나라라고 불렀듯이,내가 이 나라를 폰드(pond)의 나라라고 부르는 이유다.

▲ 이곳은 호랑이의 땅이라는 순다르반 가는 길목의 벵골호랑이 조각상
▲ 이곳은 호랑이의 땅이라는 순다르반 가는 길목의 벵골호랑이 조각상

점차 도로변에 갈색 털 바탕에 검은 줄무늬의 위엄이 가득한 벵골호랑이가 숲속의 야생동물을 잡는 그림이나 조각상이 눈에 자주 띠어 순다르반이 가까워짐을 알린다.이제 이 숲은 호랑이 등 야생동물들의 안전한 삶의 터전이 아닌 최후의 피난처가 되었다.

지난 번 이웃 인도 쪽의 순다르반을 찾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지역주민의 맹그러브 도벌과 벵골호랑이 등 야생동물의 가죽,뼈 등을 팔기 위한 밀렵 방지에 노력하고 있었다.전문가에 의하면 전 세계의 호랑이 중 약 70%가 이곳 순다르반에 살고 있다.그런데 이제 정확하지 않지만 벵골호랑이 700여 마리와 사슴,도마뱀,악어,거북,원숭이,물개와 돌핀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호랑이가 금세기에 사라질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앞선다.이렇듯 자신들의 서식지를 침입하는 인간에 대한 응답으로 섬에서 헤엄쳐서 나와 가축은 물론 사람까지 해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동시에 야생동물도 지진과 사이클론으로 인한 홍수와 해일 등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그래서 사이클론 등에 무방비 상태의 이곳 섬 야생동물들을 위한 대피시설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섰다.만약 이들이 완전 사라지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인류에 어떤 위해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면서 우리는 혹여 호랑이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긴장 속에 섬에 내려 발 디딜 틈없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맹글러브 순을 조심히 피해가며 숲속으로 들어갔다.그러나 야행성 동물로 어두워져야 비로소 은밀히 행동하고 낮에는 주로 깊은 숲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호랑이가 우리들의 눈에 띨 리가 만무였다.이전에 맹그러브 섬을 어슬렁거리는 원숭이를 본 기억으로 만족했다.이렇듯 순다르반 지역은 벵골호랑이를 비롯한 야생동물과 인간이 생존을 위해 서로 맞닿는 최일선이다.

사실 좋은 생태환경을 유지하면서 인간과 생물의 공존을 위한 성공적인 농업 투자방법을 찾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다.이곳의 주민들도 가난을 벗어나는 일은 야생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최선의 수단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그러면서도 해안가를 따라 침식돼 무너져 내리는 제방을 가르키며,만조나 폭풍우를 동반한 사이클론에 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명예교수
△강원대 농학과 졸업△고려대 농경제학 석사△일본 큐슈대학 농경제학 박사△전 한국농업사학회 회장△전 미국 예일대학 농민연구소 객원교수△전 강원대 농촌개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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