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번 5·18 기념식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가 떨렸다.
문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쳐 10초 가까이 말을 이어가지 못했고 참석자들은 이를 달래려는 듯 잔잔하게 손뼉을 쳤다.
이에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의 목소리는 여전히 울먹이는 듯했다.
당초 내년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는 16분여간 5·18 유족 등 참석자들은 총 22번의 박수를 보냈다.
국회와 정치권에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을 촉구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행사장에 들어설 때부터 참석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한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정당 대표를 비롯한 귀빈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여야 5당 대표 회동 또는 일대일 영수회담 추진을 놓고 이견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도 악수했다.
문 대통령이 황 대표와 만나 인사한 것은 지난 2월 27일 황 대표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지난 3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기념식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의 옆에는 5월 항쟁 당시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군부 진압에 저항하다 희생된 고(故) 안종필 씨의 모친 이정님 여사가 앉았다.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와 기념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이 여사가 눈물을 훔치곤 했고 문 대통령은 이 여사를 위로했다.
김정숙 여사도 이따금 눈물을 훔치면서 옆에 앉아 있던 유족과 슬픔을 나눴다.
5월 항쟁 때 가두방송을 했던 시민으로, 이날 기념공연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박영순 씨가 공연 후 무대에서 내려오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씨의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마지막 순서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오른손을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다.
기념식 행사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5·18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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