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한국다문화청소년강원협회 대표

▲ 박영균 한국다문화청소년강원협회 대표
지난 15일은 서른여덟 번째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스승의 날을 가리켜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스승의 날은 1958년 5월 8일 마침 ‘어버이 날’이자 ‘세계적십자의 날’인 이날을 기념해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이었던 충청남도 강경여고 학생들이 현직 선생님과 은퇴하신 선생님 그리고 병중에 계신 선생님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위문한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 각 급 학교와 교직단체가 주관이 되어 정식으로 행사를 하게 됐다.1973년에는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게 되어 한때 스승의 날이 폐지되기도 했으나 1982년에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 조성을 위하여 다시 부활됐다.

한국교총에서 최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국의 유·초·중·고교와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교원들의 87.4%가 최근 1∼2년 사이에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했다.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그 배경으로 스승의 날이 본래의 의미는 퇴색하고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는 날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나아가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에서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명 ‘김영란 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퀴즈대회를 열었다가 교사들의 반발로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심지어 일각에서는 괜한 오해를 받을까봐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고 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필자도 과거에 잠시 교직에 몸담았던 경험이 있다.그리고 평생을 미래세대인 청소년을 위한 일에 헌신해 오고 있다.어린 학생과 청소년을 올바른 국가 동량으로 길러내는 일이야말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으리만치 매우 큰 보람이 있다.‘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라 노래하는 스승의 날 노래 가사를 음미해 보면 오늘날과 같이 추락한 교권 상황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하더라도 이처럼 교직을 천대시하고 교권이 추락했던 시절이 있었던가.과거 우리 부모 세대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말이다.지나간 스승의 날을 되돌아보며 괜히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건 오직 나 혼자만의 소회인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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