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4년제 2987명 재학
2년새 92% 증가,재정난 해소 방편
언어 문제 등 중도 탈락자 급증
“대학·정부,선발기준 재정립 시급”


강원도내 모 대학에 재학중인 A양은 전공수업을 함께 수강하는 외국인 유학생 때문에 힘든 봄학기를 보내고 있다.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이 유학생 때문에 조별과제를 모두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동남아시아에서 유학온 B군은 수강 당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는 교과계획서를 보고 해당 과목을 선택했지만,교수가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혼란에 빠졌다.한국 친구들이 알려주기는 하지만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고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강원도내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에 따른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의사소통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20일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내 4년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학위과정,어학연수,교환학생)은 전체 2987명으로 전년(2080명)대비 43%,2016년(1552명)과 비교해 92% 늘었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유학생들의 출신지는 중국 국적이 1081명(36%)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27%(806명),몽골 9.2%(276명) 순이었다.특히 학위과정으로 도내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유학생은 지난해 1218명으로 전년(864명)과 비교해 40% 증가했고 2016년(619명)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내 대학에 재학중인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교육부가 유학생 자격 권고기준으로 두고 있는 TOPIK(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 또는 영어 토플 530점 이상의 언어능력을 가진 유학생(학위과정)은 평균 36.35%에 그쳤다.유학생 10명 중 6.5명은 언어적인 문제로 수업 참여와 학위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이 때문에 도내 한 대학의 경우 2%대였던 외국인학생 중도탈락 비율이 지난해 50%까지 급증했고 또다른 대학은 2016년부터 매년 평균 4%씩 외국인 학생 자퇴자가 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도내 대학들은 글로벌 대학을 표방하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들 대학들이 적자 재정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당장은 외국인 유학생들 때문에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지만 마구잡이식 유학생 모집이 결국 학교 경쟁력 손실로 귀결될 것”이라며 “대학과 정부 차원의 유학생 선발 기준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도운 help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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