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클잎

송암동 752-3번지 마고할미는 오늘 외출 중이다

마고할미 바람의 패는 모두 넷

시내 갑니다

밭에 갑니다

옆집에 있습니다

가장 그럴싸한 패는 역시

보건소에 약 타러 갑니다

요 마지막 패만 쓰면 만사형통

마주치는 눈길마다 보드라워지는 거다

할미 궁대가 빠져나간 구멍 두어 평

구멍가게를 기웃대다 돌바닥에 걸터앉는 범이 할아범

입꼬리 실룩거리는 폼이

막걸리 취기에 홀딱 빠져버린 게 역력하다

실눈 같은 할미는 지금 외출 중

종이상자를 오려 만든 할미의 패 하나가

붉은 나이롱끈에 매달려 바람을 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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