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당국이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약 5천명의 이슬람국가(IS) 연계 무장조직원이 활동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아프간 전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한 IS 연계 조직원의 수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수장인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열린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에서 테러리스트 그룹의 재배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IS의 호라산 윌라야트는 이미 이들 지역에 5천여명의 무장조직원을 집중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윌라야트는 IS의 주(州) 또는 지부에 해당하는 단위로 시리아·이라크 외부에 10여개의 윌라야트가 자율권을 갖고 활동한다.

IS는 2015년 내전으로 혼란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세력과 힘을 합해 ‘IS 호라산 윌라야트’를 만들었다.

‘IS 호라산 윌라야트’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군은 물론 아프간 탈레반과도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의 IS 조직원 수를 600명에서 2천명 사이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미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IS 호라산 윌라야트가 2016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6건의 테러를 저질렀으며, 이 숫자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18건과 24건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S 호라산 지부가 비자를 발급받아 해외를 여행할 수 있는 대학생을 포섭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엄청난 사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테러 조직은 여전히 전 세계를 상대로 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 지원세력의 도움을 받을 경우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FSB 수장의 이 같은 주장은 탈레반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정당화하기 위해 IS 연계 무장조직원의 수를 과장한 것일 수 있다고 더 타임스는 분석했다.

러시아는 탈레반을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포기한 지역 독립체이자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막는 보호벽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아프간 특사 자미르 카불로프는 지난해 “IS는 미국과 싸우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온 것이 아니라 중앙아시아로 뻗어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위협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러시아와 이 지역의 동맹들은 바로 문 앞에서 거대한 무장조직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2017년 러시아가 연료 판매를 통해 탈레반의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고 보도했으며, 같은 해 CNN은 탈레반이 러시아 정부가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무기를 사용한다고 보도했었다.

러시아는 현금과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나 탈레반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은 인정했다. 또 카불로프 특사는 2015년 “탈레반의 이익이 객관적으로 우리와 일치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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