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동통신사들이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매를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일본의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23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이런 조치의 대상 제품에 대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은 교도통신에 “현재, 미국 조치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우리로서는 그(판매금지 조치) 내용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미국 기업들로부터 조달받은 부품과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거래 중단은 이런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6일 안전보장상의 우려를 이유로 미국 기업에 의한 수입을 금지하는 거래 대상 리스트에 화웨이와 관련 회사 68곳을 지정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가 자국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화웨이와 전자제품의 부품 등에서 지금까지 거래 실적이 있는 일본 기업은 100곳 이상이라고 NHK는 설명했다.

화웨이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는 일본, 영국 이동통신사의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이통사인 KDDI(au)와 소프트뱅크는 전날 24일로 예정됐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 발매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 역시 올해 여름 발매 예정이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예약 접수를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저가 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 UQ커뮤니케이션즈 역시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발매를 연기했다.

영국에서도 이통사 EE는 화웨이의 첫 5G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의 영국 출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또 다른 대형 이통사인 보다폰 역시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사전예약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도 직원들에게 화웨이 및 자회사와 사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한국 이통사 KT 역시 작년 10월 발매한 화웨이의 스마트폰의 재고가 소진되면 화웨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만에서는 화웨이의 제품을 막 구입한 이용자들이 구입을 취소하고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소비자단체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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