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과학산단 폭발 30분 후 발송
지난달 지진 발생 때도 늑장 처리

강릉 교동에 사는 임기훈(32)씨는 지난 23일 오후 6시 53분쯤 강릉시청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오늘 18시 22분경 사천 과학산업단지 수소탱크 폭발사고 발생,인근 주민들은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이미 30분 전 ‘펑’하는 굉음을 듣고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과학단지 폭발사고를 알았던 임씨는 뒤늦은 재난안전문자 발송에 분통을 터트렸다.

임씨는 “문자가 늦게 온 것도 문제지만 추가 폭발 여부나 이에 따른 대피나 어떻게 대응하라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며 “단순히 안전에 유의하라는 게 무슨 재난안전 문자냐”고 지적했다.남편이 강릉과학단지에서 근무하는 김모(40·여)씨도 “문자에 사고 상황이나 후속 조치에 대한 내용이 없어 오히려 더 걱정만 커졌다”며 “과학단지 인근에 통행금지가 됐는지,남아있는 근로자들은 대피해야 하는건지 전혀 알 수 없는 내용만 전파돼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같은 허술한 지자체의 재난안전문자는 지난달 동해안 지진상황을 반복한 것이어서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지난달 19일 발생했던 4.3규모의 동해 지진 당시에도 강릉시는 지진 발생 21분 만에,동해시는 39분만에 자체 판단으로 주민들에게 문자를 발송해 ‘늑장대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기상청은 당시 재난 경보 문자 발송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지도 않았다.이같은 재난이나 대형사고 발생시 제각각 재난안전문자 발송시스템에 시민들의 불안감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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