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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수 칼럼] 영화제, 그 존재의 가벼움에 대하여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천남수 2019년 05월 28일 화요일
▲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란 영화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깐느 영화제는 프랑스 지중해 연안에 있는 인구 7만5000명의 ‘깐느(Cannes)’라는 작은 휴양도시에서 열린다.도시여건이나 인구를 볼 때 동해안에 있는 인구 8만2000여 명의 속초와 닮은 점이 많다.깐느는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농업과 수산업을 주업으로 하는 마을이었지만,이 도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매년 5월 열리는 ‘깐느 영화제’ 때문이다.5월이 되면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는 세계에서 온 유명 영화인들로 북적인다.자연히 영화제를 즐기려는 관광객도 줄을 잇는다.

국민들은 올해로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시점에 작품성에 대한 권위가 가장 높은 프랑스 깐느 영화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수상을 한류문화의 위상을 높인 쾌거라고 했다.한국영화 100년.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 영화는 부침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영화는 제작의 특성상 자본의 영향을 적지않게 받는 산업이자,배급사 독과점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분야이다.여기에 블랙리스트 등 정치적인 이유로 많은 영화인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꿋꿋하게 한국의 영화발전에 노력해 왔다.영화인들이 전국 곳곳에서 개최하는 영화제도 그 노력 중 하나이다.그 중 가장 성공적인 영화제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꼽고 있다.부천 국제영화제와 전주 국제영화제도 개최도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이에 못지 않게 발전해 왔다.그러나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세계의 다른 영화제와 어깨를 겨루기 위해서는 한류의 영향력 만큼이나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제로서의 차별화된 자신만의 고유모델을 창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지역과의 유기적 협력관계와 같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과 개최도시의 공동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개최도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의 관심속에 개최되는 대형 영화제도 있지만,각 지역 영화인들이 주도하는 작은 영화제도 많다.한 영화인에 따르면,각 지역에서 개최되거나 혹은 소멸되는 영화제가 1000개에 이른다고 한다.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도 많다.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개최됐던 평창평화영화제는 올해부터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로 재탄생 한다.강릉에는 정동진 독립영화제가 있고,문학영화제를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정선에는 구공탄 영화제와 산촌영화제 등이 열렸고,속초에서는 국제장애인영화제가 개최됐다.이외에도 춘천영화제,동해삼척독립영화제,평창자연영화제,횡성 돗자리영화제 등 그야말로 다양한 지역 영화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영화제 개최에는 소규모 영화제야 그렇다치더라도 유명 영화인이 참여하는 영화제의 경우는 영화제 일정을 서로 겹치지 않게 개최해야 한다는 일종의 불문율도 있다고 한다.영화제의 흥행도 레드카펫을 밟는 영화배우와 감독의 유명정도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그러다 보니 셀럽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조직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거액의 개런티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여전한 서울 중심의 문화집중 현상도 지역의 영화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영화제,그 존재의 가벼움은 지역 문화역량이 아직 뿌리내리지 못했음을 반증한다.깐느 영화제도 ‘깐느’라는 지역문화의 토양이 없었으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화려하기 보다는 작더라도 울림이 있는 영화제를 만나고 싶다.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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