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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회군

김상수 ssookim@kado.net 2019년 05월 29일 수요일

1388년 이성계는 중국 명나라를 치러가다가 압록강 위화도에서 말머리를 돌렸다.그가 대군을 이끌고 북벌에 나선 대신 개경으로 돌아온 사건이 위화도 회군이다.그의 회군은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개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대 전환점이 된다.군통수권자인 왕의 명령을 받은 장수가 군사를 돌리는 것은 반역을 뜻하는 것이다.그만한 명분과 당위가 있어야 하고,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중대한 선택인 것이다.

이성계는 요동을 치러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 네가지를 들었다.첫째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은 이기기 어렵다.둘째는 농사철에 군사를 동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셋째는 북벌에 신경을 쓰는 사이 남에서 왜구가 준동하는 것이 우려된다.넷째는 장마철 활의 아교가 녹고 역병(疫病)이 돌 것이라는 점을 꼽았던 것이다.이것이 이성계의 4대 불가론인데,이론이 없지 않으나 회군의 명분으로 삼았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야3당과 함께 선거제도와 개혁 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추진하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투쟁에 나섰다.제1 야당을 빼고 선거제 개혁과 같은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는 데 반발한 것이다.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나서는데 따른 부담이 없지 않았을 것이지만,대응 수단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처럼 빨리 결정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의 ‘여의도 회군’을 촉구했다.문희상 국회의장도 여야가 자주 만나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엊그제 황교안 대표는 18일간 장외투쟁 마무리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과 경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했다.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과 같은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한 것이다.

얼마 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면서 해법이 나오는 듯 했다.그러나 정파 이해관계가 얽히고 민감한 현안이 돌출하면서 다시 미궁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시간이 급한 미세먼지와 산불대책 추경 안 처리는 안개속이다.정치권이 말로는 민생을 외치고 있지만 결국 민생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이다.등원하는 것도,등원 명분을 주는 것도 진정 민생을 위한다면 결단하지 못할 이유가 없겠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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