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도협력협 대붕호 변경주장
군문화원·군번영회 등 입장표명
화천전투 승전기념 파로호 명명

화천 파로호 명칭 변경 문제가 대두되자 화천 지역사회단체가 반대 입장을 표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도와 도정치권에 따르면 정부가 도에 냉전의 상징인 파로호 명칭을 대붕(大鵬)호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본지 4월12일자 1면)한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남북강원도협력협회와 ‘대붕호 사람들’은 지난 24~26일 화천 간동면 일원에서 대붕호 평화문화제를 열고 ‘파로호’ 이름을 ‘대붕호’로 바꾸고 비극의 호수를 ‘평화와 상생의 공간’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화천지역 사회단체가 잇따라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화천군문화원(회장 이화영)과 화천군번영회(회장 임영준)는 “지명에는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며 “특히 화천 파로호는 수 십년 동안 주민들이 불렀던 이름이고,한국 전쟁의 아픈 역사가 새겨져 있다”며 명칭 변경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다.정종성 화천문화원 사무국장은 “1944년 이전에 대붕호라는 이름이 쓰인 증거를 찾아볼 수가 없어,이 이름 또한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언론자료를 검색하는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칭 변경에 대해 화천군은 “아직 도나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화천군민들의 동의가 없는 파로호 명칭 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현재 입장을 밝혔다.

파로호는 일제 강점기말인 1944년 북한강 협곡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로 깰 파(破)와 오랑캐 로(虜)를 합쳐 ‘오랑캐를 깨부순 호수’라는 뜻이다.이승만 전 대통령이 6·25 전쟁당시였던 1951년 한미연합군이 화천전투에서 중국군에 대승을 거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 붙이고 친필 휘호를 남기며 바뀌었다.

이수영 sooyou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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