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39대 무기한 파업 돌입
“임금인상·소형 크레인 철폐”
대규모 아파트 신축 상당수
장기화 땐 공기지연 불가피

▲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4일 춘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에 소형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명준
▲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4일 춘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에 소형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명준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도내 건설현장 21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 신축 중인 고층 건물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와 한국노총 강원도지역본부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지난 3일부터 임금인상과 소형 타워크레인 철폐를 요구하며 도내 건설현장 21곳에 설치된 70~80m 높이의 타워크레인 39대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이들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조종실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고공농성 중인 현장은 춘천 P아파트, 원주 E아파트 등 대규모 아파트와 고층건물 신축현장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이들 현장은 타워크레인 작동이 멈춰선 데다 혹시모를 사고위험으로 인해 공사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기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임금 7~8% 인상을 요구하며 국토부와 사측이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또 운전석 없이 리모콘으로 조종이 가능한 소형 타워크레인의 도입으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소형 타워크레인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춘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모(54)씨는 “20시간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몰 수 있는 무인 타워크레인은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지뢰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이어 “타워크레인 기사가 표면상 고소득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건물공사가 끝나고 나면 길게는 8개월까지 실직자 신세가 된다”며 임금인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도내 곳곳에서 타워크레인 총파업이 이어지자 건설업계는 노사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공사차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강원도회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공사 기간이 연장돼 공사비가 증가되고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파트의 경우에는 입주 지연 등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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