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추념사…“극단 치우치지 않고 애국 생각하면 통합된 사회로 발전”
“보수든 진보든 모든 애국 존경…이분법 시대 지났다”
故 최종근 하사도 언급…“DMZ 유해 67구 발굴, 마지막 한분까지 찾는게 책무”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19.6.6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19.6.6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통해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면서 “저는 보수든 진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눠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함께 어울려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면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라며 “어떤 때는 안정을,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선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일에 헛된 죽음은 없다.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현대사는 돌아오지 않은 많은 이들과 큰 아픔을 남겼다”면서 “우리의 보훈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충원에 묻힌 한 분 한 분은 그 자체로 역사이고, 애국이란 계급·직업·이념을 초월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도중 정박용 밧줄 사고로 숨진 고(故) 최종근 하사를 언급하며 “또 한명의 장병을 떠나보냈다”라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을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최 하사의 유족들을 언급하며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9·19 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를 시작으로 유해 67구와 3만여 점의 유품을 발굴했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전자 대조자료가 없어 어렵게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많은 영웅들이 무명용사로 남아있다”며 “유가족들이 유전자 확보에 협력해주시면 정부는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께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 유공자 가족의 예우와 복지를 실질화하고 보훈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최근 해외에 계신 독립유공자의 유해도 조국의 품으로 모셔왔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 해”라며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를 이겨내고 전쟁의 비통함을 딛고 일어났으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숭고한 애국심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숱한 고지에 전우를 묻었고, 경제성장 과정에서 짙은 그늘이 남았다”며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도록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새기며 어디로 나아가는지 통찰력을 가지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한 나라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것”이라며 “미국 전몰장병 한분 한분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숭고함을 양국 국민의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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