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호

양떼들이 뛰어다니고

별들이 이주해오는 해안가에서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들은

돌아가지못한다

오래전 구름속으로 퇴출당한 시간속에

낯설음을 실어나르며

파도는 빈관절이 욱신거린다

내가 아직 양수에 잠겨 배놀이할때

어머니는 나를 낳았고

그때부터 나는 헤엄치는 사람

파도는 어둠속 공처럼

나를 굴리고굴려 여기까지 왔다

너무 많은 자신을 기르고

너무 많은 자신 때문에 높아진 계단을 알고부터

뜨거운 등에 서리던 소금기의 날들을 그리워한다

되새김질하는 시간속으로

북채를 들고 밤의 가죽을 두드리는 파도

바람의 등을 타고온 목동의 사나운 개들이

양떼를 몰고 나타난다

양들의 울음소리가 대문을 두드린다

낯선 잠속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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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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