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고성구간
권성준 고성갈래길본부 대표

최근 대형 산불로 많은 피해를 입은 고성.이곳에 ‘DMZ 평화의 길’이 열렸다.4월27일 첫 개방 전날 한숨도 잠을 이룰 수 없는 설렘과 두려움.평생 교직에 종사하다 퇴직 후 운명처럼 다가온 ‘DMZ 평화의 길’ 안내해설사라는 힘겨운 책무감도 있었겠지만,1953년 정전협정으로 통제됐던 DMZ 구간이 실로 66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것이니 어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으랴.하지만 70여년 동안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을 밟아 본다는 설렘도 잠시,내 나라 땅인데 내 마음대로 밟아볼 수 없는 금단의 땅인 DMZ를 밟고 서 있으니 절로 서글퍼졌다.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말이다.지금 DMZ 평화의 길이 열렸듯 그렇게 서서히 한 발 두 발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라 믿고 위안을 삼는다.

‘DMZ 평화의 길’ 고성구간의 매력은 무엇일까.어느 기자가 얘기했듯이 DMZ는 역설의 땅이다.그러나 한반도 허리 250㎞를 동서로 나누어 놓은 철책은 인간의 개발을 막아 이 땅에 둘도 없는 자연생태의 보고를 만들었다.더구나 이곳 고성구간은 바다와 높고 험한 산악지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천연기념물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생태적 측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그 가치가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다.두번째 매력은 금단의 문이 열리고 몇 발자국 아래로 내려왔을 뿐인데도 금강산이 파노라마처럼 손에 잡힐 듯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DMZ 평화의 길’ 고성구간은 북한 땅과 가깝고 중무장한 삼엄한 느낌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숨이 꽉 막히는,감탄할 만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어찌 이런 곳에서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먹먹해지는 길이다.이제 ‘DMZ 평화의 길’이 개방된 지 1개월이 조금 넘었다.시범 운영 한 달을 넘기며 고려해야 할 사항도 몇 가지가 있다.가장 안타까운 것은 유엔사 승인을 밟는 절차 때문에 미리 선정된 방문객만 출입이 가능하고,현장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또 한 팀에서 4명 이상 신청할 수 없어 단체 방문객들의 신청이 어렵다.이와함께 통일전망대까지 운행하는 대중교통 또는 셔틀버스가 없어 개인 차가 없으면 참여 자체가 어렵다고 방문객들은 호소하고 있다.

평화가 경제다.지난 4월26일 개방되기 하루 전 문재인 대통령도 ‘DMZ 평화의 길’을 방문했다.한반도 모형으로 제작된 평화의 나무에 문 대통령은 소원을 써서 걸어 놓았다.‘평화가 경제다’가 그것이다.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5000년을 함께 살았고 70년을 헤어져 산 우리 민족이 이제는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한반도의 긴장상태로 인해 소모되는 많은 경제적 손실은 이제 끝내야 한다.오직 평화만이 우리민족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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